내집마련 걱정 없는 일본 젊은이? 주거 사다리 치워진 건 아니고?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2030세대 중에 내 집 마련을 소망 하지 않는 자가 있을까. 빠르면 20대 중반부터 재테크에 눈을 뜨고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곳이 바로 요즘의 대한민국 현실이다.

무려 41.6%가 주택마련을 걱정한다는 한국사회여론연구조사의 결과가 의심스럽지 않다. 본인의 건강보다 먹고 사는데 필수인 취업보다도 당장 살 집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큰 현실.

그런데 이웃나라 일본은 상황이 좀 다르다고.

90년대 초반 일본은 경제 거품이 꺼지면서 주택 가격도 크게 떨어졌는데 그 때 빠진 가격이 무려 45.2%. 말 그대로 집 값이 반토막 난 셈이다. 특히 도쿄와 같은 중심부 보다 도쿄 주변을 에워싸고 지어진 신도시 위주로 버블이 크게 빠졌다고.

교통과 교육, 녹지는 도심 외곽에서 거주할 생각을 할 때 당연히 고려해야 할 요소다. 일본의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계획하며 외곽의 조금 더 좋은 거주 환경으로 이주하는 것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진짜 문제는 결혼과 출산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 아닌가? 애초에 결혼과 출산이라는 행위를 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자산을 모아야 하고, 그 자산의 형태가 “부동산” 인 것이 일본과 한국 젊은이들의 차이 아닐까.

한국 젊은이들에게 집은 삶이 목적인 공간인 동시에 가장 정보가 풍부하고 투명한 투자처이자, 결혼과 출산을 마음먹기 위해 첫번째로 갖춰야 할 필수재다.

주택은 감가상각이 된다. 하지만 그 주택이 깔고 앉은 땅은 입지에 따라 시간이 흐를 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영상은 중요한 사실 하나를 놓치고 있다.

한국의 부동산은 단지 “집” 이라는 건축물 자체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다. 인프라와 좋은 커뮤니티가 모인 땅에 열광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일본 젊은이들이 따지는 도심 외곽의 교육과 녹지, 교통 역시 입지가 주는 가치 아닌가?

일본의 주택 버블 붕괴를 다룰 때마다 항상 나오는 “다마신도시”의 사례. 다마신도시의 주택 가격이 떨어진 것은 입지적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교통과 녹지와 교육이 아쉽기 때문이다.

오사카와 도쿄의 집 값은 어떻게 되었나? 대기업이 나서서 맨션을 통째로 구매해 개별 임대를 내놓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여전히 일본 부동산은 돈이 된다. 대기업은 돈이 되지 않는 곳에 손을 대지 않는다.

인간의 생존 본능은 같은 방향을 향해있고 거기서 뻗어 나가는 생각은 그다지 다르지 않다. 일본 젊은이들이 정말로 내집마련에 고민이 없는 것인지, 넘을 수 없는 양극화에 외곽을 택하는 쪽으로 현실에 순응을 한 것은 아닌 지 고민해 볼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