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1(금)
안 하던 것도 아니고. 늘 하던 건데도 플랫폼을 바꾸니 쉽지가 않다.
이것 저것 다 거슬리고, 고쳐야 할 것 같고.
대기업 블로그의 품을 떠나 워드프레스로 홀로서기를 한 지 어언 1년이 지났고, 그동안의 무수한 시도와 실패와 방황이 있었다. 여전히 나는 갈피를 잡지 못했지만 무언가를 쓰고자 하는 욕망만은 여전히 피어오르는 상태.
정보성 컨텐츠는 챗지피티에게 순식간에 대체될 것 같았다. 그리고 나조차 이제는 정보를 얻을 때 블로그 보다 숏폼과 지피티를 찾는다.
그럼 블로그의 역할은 어떻게 되는 거지?
블로그의 존재 이유, 다른 사람들이 내 블로그를 찾을 이유가 있나?
특별한 정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닌데. 더군다나 접근성까지 폭망한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그냥 조졌다고 판단했다.
‘아 블로그로 돈 벌기는 글렀군’
그렇지만 안 할 수는 없다. 난 뭔가 쓰고 싶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하니 나는 일기를 쓰면서 해방감과 해소감을 느낀다. 말로 표현하고 못하겠고 하기 싫은 것. 정리되지 않는 것들, 모호한 것들을 텍스트로 뱉어내면서 비로소 해갈된다.
그래서 그냥 일기용 블로그를 만들기로 했다. 나를 캐릭터 삼아, 대한민국 어딘가에서 살고 있는 직장인이자, 아이 없는 유부녀로 비교적 평탄한 결혼생활을 유지 중인 30대의 여자를 기록하기로 했다.
뭘 먹었고, 어디를 다녀왔고, 뭘 했다! 같은 것들도 쓴다. 하지만 정보는 없을 거다. 아마도.
철저히 나에 의한, 나를 위한, 오로지 나의 주관만이 들어간. 객관성과 중립 같은 건 개나 줘버린 후기들을 쓸 거거든. 아마도 앞으로 블로그가 나아가야 할 길도 이런 거 아닐 지.
모든 플랫폼이 상업적이고 소비형 콘텐츠를 양산할 때, 나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개개개개 퍼스널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아무도 안 궁금한 모 여성의 생각과 일상을. 거의 대부분이 혼잣말인.
참, 그것도 블로그 곳곳에 광고가 낀 불법 전단지 같은 느낌인 콘텐츠.
아 진짜 내가 봐도 읽기 싫고 보기 싫을 거 같다. 하지만 세상에 취향 이상한 사람은 어디에나 있듯이 내가 꾸준히 나를 드러내고 기록하다 보면 나에게 공감해주는 사람도 있을 것 같고, 가끔 배꼽 때 냄새 맡듯이 얘가 또 무슨 헛소릴 할래나 싶어서 굳이 굳이 여기까지 찾아오는 사람도 생기겠지. 내 희망사항이다.
그러다가 나도 갑자기 벼락 같은 걸 맞아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이 블로그를 기반으로 한 ‘뭔가’를 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그냥 던져 본다. 죽기 전까지 계속 뭔가를 해야 하긴 하니까.
초고 따위 없는, 생각과 의식의 흐름대로 써내려 가는 글이 이 블로그의 모토다. 그러므로 일단 쉽지 않겠지만 시작해본다. 다시.
여지껏 무수히 많은 시도와 실패와 무반응, 그리고 여전한 방황 속에 나는 늘 그렇듯이 또 다시 시도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