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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여자가 된다는 것

2025.11.25(화)

30대 여자에게 이보다 더 폭력적인 단어가 있을까.

피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쉽게 받아들일 수도 없는 사실.

나는 여전히 내가 아름답고 매력적이길 원하는 데 세상은 내 소망 따위 알아줄 만큼 여유롭지 못해서 숫자로 금세 판단한다. 그리고 어느새 그 숫자는 내 외면과 내면에 알게 모르게 흔적을 남긴다. 아니, 남겼다.


‘어리고 생기 있던 20대 여자 시절’의 기억을 고이 간직한 채로 나이든 여자가 된다는 사실은 가끔은 괜찮고, 또 어떤 때는 서글프다.

결혼의 여부와 상관 없이 여전히 나에게 여성적 매력이 남아 있는 지 의구심이 피어오른다. 이성의 관심과 친절이 낯설지 않았던 시절의 기억이 ‘아줌마 나이’가 된 현재에 문득 떠오를 때마다 씁쓸해지는 것이다.


아마도 많은 30대 중후반의 여성들이 나와 같은 마음일까?

심지어 나는 결혼도 했는데 이 모양이다. 남편 눈에 내가 진짜로, 아직도 예뻐 보이는 지 궁금하고 길거리를 걷는 모르는 사람 눈에 내가 진짜로 아줌마로 보이는 지 가끔은 궁금하다.

다 상관 없다.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로 나를 숨기고 보호하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어리숙하고 의지하고 싶은 모습을 아기처럼 그대로 드러내도 어색하지 않은 그 나이 대가 가끔은 너무 부럽다.

혈기 왕성한 상대가 나에게 빠져들다 못해 거의 미친 수준으로 날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의 그 도파민이 가끔은 그립다.


이제 나는 아기 같이 구는 모습이 더 이상 귀여워 보이지 않는 여자 사람이 되었고, 도파민이 팡팡 터지는 연애 감정도 느낄 수가 없다.

그렇다고 잃어 버린 그 감정들이 그저 공허하게 비어 있지는 않다.

당돌함과 엉뚱함은 차분함과 책임감으로,

도파민 터지는 연애 감정은 평생을 함께 할 수 있겠다는 믿음과 신뢰로 바뀌었다.

그렇게 나는 조용히 어린 여자에서 나이든 여자로, 그리고 늙은 여자로서 한 발자국씩 걸어나가고 있다.

슬픈 일도 아니고 그저 자연스러운 과정인데도 가끔 이런 날이 있다. 부럽고 그리운 날이 있다.

텍스트가 엉망진창이지만 그림체가 귀엽다.

하지만 역시 나는 이런 짤이 내 일기를 표현하는 데 더 적절하다고 느낀다.

☀️아침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