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리 바빴는지 2월은 정말 정신이 없었다. 회사 안팎으로 나에게 일이 몰렸고 긴 설 연휴까지 겹쳐서 글로 생각을 배설하는 시간도 없었다. 더 늦기 전에 지나간 2월의 일상들을 기록해본다.

계란 보관 트레이를 샀다. 요새 식단하면서 아침 저녁으로 구운 계란 한알씩 먹고 있거든. 이 사진은 그냥 단순히 올린 건 아니고 계란 아래에 황토색 김치통 옆에 있는 저 스팸새끼가 보여서 올린다. 시간이 꽤 흐른 후 이제 와서 보니 이 사진이 거대한 하나의 복선이었네.


아무튼 2월 6일(금), 계란 트레이에 계란 담아두고 냉장고 털어서 존마탱 와인 안주를 만들어 먹었다. 아직 빵 없이 먹는 떠 먹는 피자 그라탕과 바질 소스에 비빈(?) 방울토마토와 보코치노 치즈, 참지마요 샐러리 샐러드.
5첩반상, 9첩반상 이런 거는 못 만들어도 안주는 집에 있는 음식으로 대충 뚝딱뚝딱 잘 만드는 나.


2월 7일(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 주말 이른 아침. 눈 뜨면 꼬이가 가끔 내 옆구리에 와있거나 내 겨드랑이 사이에 폭 들어와서 안겨 있다.
평일 같으면 새벽부터 일어나서 밥 달라고 찡찡 거리는 데 주말은 희한하게 옆에서 조용이 그루밍 하고 있거나 내가 일어날 때까지 스크래치 긁으면서 눈치를 보고 있다가 한번씩 ‘아앙…’ 하면서 앙탈을 부린다.

그리고는 오전 중에 헬스장 ㄱㄱ.. 운동은 여전히 열심히 하는 중. 1월부터 처음으로 타이즈와 핏한 상의를 입고 운동하기 시작했는데. 어색하던 그때와 달리 지금은 삽 당당하게 다님. 진정한 헬스장 고인물이 된 느낌임.

오전 운동 후 집에 와서 점심 간단하게 먹고 꼬이랑 소파 위에서 오후 낮잠을 때린다. 토요일 오전 운동 후 오후 낮잠. 이 꿀 조합만이 내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조촐한 그날 저녁. 아직 2월 7일의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했군. 이 날은 남편이 친구들 만나러 가서 혼자 이렇게 대충 먹었다고 사진 찍은 것임.


혼자 올림픽 컬링 경기 보면서 남편 방에 둘 간이 옷걸이 배송온 것 뚝딱뚝딱 만들었다. 내 남편은 진짜 편할 듯. 자기 놀러 간 사이에 아내가 별거 별 거 다 해놓으니까… 집에 있는 웬만한 조립 가구는 다 내가 했고, 남편은 잘.. 할 줄 모른다…


2월 8일(일) 다음 날 오전에 헬스장 가서 인바디 잼.
내 남편 BMI 충격 ㅋㅋㅋㅋㅋㅋ 물론 오전 운동 끝난 후 물 많이 마신 상태이고, 전날 술까지 마셨다곤 하지만 ㅋㅋㅋ

분노의 봄동 비빔밥. 숏츠에 바이럴 되기 시작하자마자 봄동 사서 해먹었다.


그리고 또 다시 여유로운 오후 낮잠 타임. 늦은 점심 먹고 꼬이랑 뒹굴다 보면 금세 저녁이다.

2월 9일(월) 회사 근처 점심 백반 맛집 찾음.



2월 11일(수) 평일에 몇 안되는 내 도파민.. 격렬하게 그루밍 하는 꼬이 관찰하기. (하나는 헬스..)

2월 12일(목) 코 모공 조지러 옴. 마취 크림 바르고 누워 있는 나. 눈빛이 너무 촉촉해.. 설 연휴 동안 쿨다운 시킬 예정.

2월 13일(금) 설연휴 보내러 고향 가는 길. 케텍스 티켓 구하는 게 넘 어려워서 금요일 이른 아침 출발 편으로 끊었음. 정신없이 짐 챙겨서 가느라 남편 백팬은 지퍼도 다 연 채로 뛰어감,,,

그 와중에 맥모닝 샀음. 좌석 선택 안하고 잡히는 거 그냥 예약했더니 마주보는 자리 걸림. 썩을. 심지어 남편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옆에 앉게 됨. 아 어색핑…

그러나 집에 무사 도착. 오자마자 과메기와 양갈비 구워서 술을 마신다. 다들 내추럴 한 모습.

2월14일(토) 집 근처 산으로 강아지 산책 길. 고향 왔을 때 가장 좋아하는 시간.

그날 오후엔 청도 운문사로 산책 감. 에코트레일 걷는 중.


여기서도 뽐내는 집사 미. 고양이들이 절에서 뛰노는 게 너무 귀여웠다.


아닌 척. 관심 없는 척 해도 사진 찍어준다고 하면 사양 않고 바로 자리 잡는 중년 부부.

운문사 에코트레일도 산은 산이었으니까.. 산 길 산책 끝나고 간단히 들깨 칼국수에서 파전에 동동주. 아 또 먹고 싶네.

그리고 집 근처로 와서 카페 갔는데, 이 중년 부부는 오랜만에 본 자식 얼굴보다 사람 구경이 더 재미져서 이러고 있으심.. 원래 내가 앉은 자리(출입문 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사람 구경 하신다고…

2월 15일(일) 2박 3일의 짧은 고향 방문을 마치고 꼬이가 있는 집으로 허겁지겁.
아직 3일의 연휴가 남았음에 강한 행복감을 느끼며 남편과 화이트 와인에 안주 만들어 먹음. 1차가 이 음식이었고, 2차 때 술에 취한 남편이 냉장고 구석에 있던 오픈되어 있던 스팸을 넣어 끓인 부대찌개라면을 가져왔는데..
개 심한 장염에 걸려 버림. 그래서 이 이후 연휴가 끝나는 3일간의 사진 기록이 없음. 그냥 첫날은 침대에서 거의 죽은 상태로 식음전폐하고 누워만 있었음.
둘쨋날은 설연휴에도 문 연 소아과가 있길래 어머님, 아버님 나이대이지만.. 아가들과 같이 진찰 받고 처방 약 먹으면서 흰죽으로 끼니 때움, 삼일차부터 살살 입맛 돌아오기 시작.. 그러나 트라우마로 잘 못먹음.

2월 19일(목)
16일에 장염 걸리고 3일만에 완쾌(?) 후 엄마가 싸주신 갈비 먹는 중. 난 불안했지만 남편이 어머님이 주신 갈비 얼른 먹어야 한다고 고집 피워서 먹음. 맛있었음…! 이때부터 다시 입맛 싹 돌아서 그냥 일반식 먹은 듯.

2월 21일(토) 이제 뭐 장염 기운은 완전히 없어졌고, 강제 디톡스 탓에 근육이랑 살이랑 다 빠져서 근육 채우러 옴. 붓기 빠진 덕에 타이즈 잘 맞는 거 개꿀..

그리고 그날 저녁. 그래도 양심상 오븐구이 치킨으로 먹음.

2월 22일(일) 일요일 낮의 거실. 소파를 거실 가생이로 다 밀어 버려서 지금 거실이 굉장히 운동장 같다.

2월 25일(수) 평일 미라클모닝 할 때마다 따라와서 내 주변에 자리 잡는 꼬이. 책상 주변에 꼬이가 있을 만한 곳들을 많이 만들어뒀다.
예를 들면 책상 아래 스크래치 바닥, 책상 위자 뒤 소파와 캣타워 등. 최근에 방 구조를 바꿨는데 사진을 못 찍었네.

2월 27일(금) 출근 전에 거실에서 여유 즐기고 있는 꼬이가 괜히 킹받아서 사진 찍음.

2월 28일(토)
낮에 남편이랑 운동 갔다가 밤 늦게 마라샹궈에 소고기 쯔란 볶음, 꿔바로우 소자 시켜서 먹음. 샐러리 스틱은 양심상.. 운동 열심히 하는 것치고 몸이 빨리 바뀌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주말 저녁마다 맨날 이런 거에 술 마셔서 그런듯.


2월의 마무리 사진은 사색을 즐기는 꼬이로.
2월은 마이 바빴다. 아프기도 아프고. 회사에서 정신이 없어서 평일 사진이 많지 않은 것이 아쉽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