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에 쓰는 3월 기록. 이럴 거면 월별회고 이딴 걸 안했어야 하는데. 나는 왜이럴까 진짜로. 그치만 지금이라도 깨달았으니 늦었지만 쓴다. 그래, 하는 게 중요하지 뭐.
3월 1일


날이 풀렸다고 생각해서 가볍게 입고 종로 인왕산 등반. 주말이었음에도 딱히 사람이 많지 않아서 터벅터벅 걸어서 올라갔다. 삼일절이라 종로 일대는 매우 혼란스러웠지만, 산 위에서 내려다 보는 광화문의 복잡함이 뭐랄까. 나를 신선처럼 느끼게 만들어줬던 것 같다.
삼일절이라고 태극기 패션으로 등반하러 온 부부도 있었는데 멋있었다. 우린 그냥 무채색 부부.

치아가 왜이렇게 라미네이트 한 것처럼 생겼지? (안함)
등산 후엔 토속촌으로 삼계탕 먹으러 왔다. 나도, 남편도 둘 다 토속촌은 처음이었는데 대 만족.
남편은 삼계탕을 왜 돈 주고 사먹냐며, 맛있어 봐야 거기서 거기지 – 하더니 한 뚝배기를 다 비우더니 재방문 의사 200%라고 했다. 관광객 맛집 아니냐매. 왜 이렇게 잘 먹는데?

오래 끓인 토속촌의 진한 삼계탕 국물. 솔직히 맛이 없을 수 없긴 하다.

그리고 바로 집으로 가기 아쉬워서 익선동 갔다. 청수당이라고 인테리어로 유명한 카페 있는데 사람이 바글바글. 자리를 겨우 찾았는데 의자가 쓰레기 같았다. 가격도 미쳐서 아 내가 진짜 이렇게까지 여기에다 돈을 써야 되나? 싶었는데 이미 왔고. 또 겨우 자리를 잡았으니 일단은 한 번 먹어보자 싶어서 걍 시켰다.
밤 몽블랑 1만 4천원인가? 계란 커피 7천원인가? 그냥 커피도 8천원인가? 아무튼 충격 받아서 다 기억이 안 나네. 대충 저렇게 세 개 샀더니 3만원 넘게 나왔으니 대충 그 쯤 될 듯.
아 뭐 맛이야 있다. 근데 또 안 갈 듯.

삼일절 기념 익선동 핫플 다녀옴. 끝. 난 역시 핫플레이스랑은 안 맞는 듯…

글고 집에 왔더니 대형 사고 터져있었음.
남편이 시원하게 먹겠다고 냉동실에 넣어둔 캔맥주가 꽁꽁 얼으며 팽창에 팽창을 거듭하다가 터져버림.
냉동실 안 그래도 카오스인데 터진 맥주 얼음과 더불어 정말로 만지기 싫은 블랙홀이 되어 버림. 와중에 남편은 운동 갔나? 암튼 또 자신의 삶을 살러 나가서 혼자 치움.

좋니? 행복하니?
3월 1일에 찍은 사진이 정말 많구나.
3월 2일

곱창을 해먹었다. 이거 내가 한 건지 사온 걸 한 건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마 내가 했을 것이다. 비주얼이 너무 대단해서 나도 좀 의심스러우나 집에 냉동 순대가 있어서 양념 곱창만 따로 쿠팡에서 사서 이것저것 재료 다 때려 넣고 만든 듯.
그래 스프링캣아 너 이런 거 할 줄 아는 애잖아. 안주 말고 그냥 밥도 좀 차리고 해라.
3월 5일(목)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운동 끝나고 거실에서 스트레칭 할 때 내 근처에서 쉬고 있는 꼬이 찍은 듯. 쉭끼.. 내가 그렇게 좋아? (속마음: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3월 7일

코스트코에서 장봐왔다. 치킨 커리와 난처럼 생긴 빵을 사와서 이국적으로 한 번 먹어 보고 싶었는데 역시 맛있었다. 코스트코는 인생 필수템임.


블루베리가 싸서 한 팩을 사왔는데 밥 먹고 디저트로 먹었다. 귀찮아서 대접에다 대충 씻어서 먹었다. 남편은 나무늘보처럼 누워서 블루베리 줏어 먹고 나는 뒤에서 빨래 개고.
3월 8일

헬스장에서 깝치는 남편. 인클라인 타고 있는데 앞에서 유산소 전 스트레칭을 하도 요란하게 해서 찍어 봄. 남 눈치를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성격이 정말 많이 부럽다. 인생 진짜 편할 것 같다.

운동 후 집밥. 초라하고 별볼일 없다.
코스트코에서 산 갈치를 구웠는데 순살 갈치 구울 줄을 몰라서 다 깨져 버렸다.. 미역국은 맛있었다. 김치 3종과 다 깨진 갈치, 낫또와 김. 소박한 음식. 이런 게 원래 진짜 집 밥 아닌지.
3월 9일

매월 첫째주는 생리주간이라 몸이 무겁다. 아마도 컨디션 안 좋아서 걍 홈트로 대체한 듯. 저녁 먹고 홈트 30분 조지기. 홈트는 빅시스 언니가 진짜 최고임…
3월 10일(화)

퇴근 후 우리의 소소한 행복. 꼬이한테 치대기.
3월 11일(수)

수요일에 왜 피자 치킨을 먹었지?
아마 남편이 매장 갔다가 사온 것일 듯….
3월 12일(목)

남편이 아마 이 날 출장 가서 없었던 것 같은데 운동 안 가고 걍 화이트 와인에 어제 먹고 남은 피자치킨 짬처리 했던 날인 듯. 평일인데 방탕하게 살았구나.
3월 13일(금)

반차 내고 머리 하러 간 듯. 나한테 맞는 스타일 찾아 나가는 것이 즐거운 30대 (중)후반. 아무리 꾸며도 20대의 싱그러움은 찾을 수가 없지만 그래도 경제력과 자기객관화가 슬슬 되니 과거보단 나은 내가 될 수 있는 듯.

머리 끝나고 혼자 마라탕 먹으러 감. 평일 오후 3시 쯤의 마라탕. 너무 여유로와.

먹고 빵집도 감; 이 날 작정하고 돈 쓰러 다녔구나. 방탕하네 나.
종각역 바로 앞에 베이커리 아궁. 컨셉이 독특한데 빵도 맛있다. 지나다니면서 궁금했는데 와봤음.

집에 와서 머리 한 거 가족들한테 자랑한다고 셀카 찍음. 구도부터가 이미 30대 같은데 입가 주름과 미세한 턱 처짐에서도 나이가 언뜻 보이는 듯. 아니 근데 나 정말 외모 정병 있나? 내 얼굴 왜케 자세히 뜯어보지; 그만하자~

간만에 얼빡샷
3월 14일(토)

아마도 운동 다녀와서 엽떡 시킨 듯. 한껏 신난 나와 차분한 남편. 그래도 엄지척은 했다.
3월 15일(일)


이 날도 운동은 했겠지? 아무튼 집에서 폐인 처럼 소파에 누워 있는 사진 밖에 없네. 그래 가끔 이런 날도 있어야지.
3월 19일(목)
한 주가 훌렁 날아갔다. 바빴나보다.

광화문에 비티에스 온다고 해서 구경가봄. 구조물이 있다. 비티에스가 왜 오지? 궁금하다. 끝. 삼십후반은 별 감흥이 없다. 아니 그냥 나라서 그런 걸지도.
3월 20일(금)

금요일의 바이브. 여유로운 아침 미라클모닝. 꼬이가 유독 안아달라고 보채는 날이 있다. 꼭 금요일쯤 되면 그러는 듯. 얘가 날짜는 몰라도 느낌으로 대충 금요일이 온 건 아는 것 같다. 고양이는 진짜 기가 막힌 동물임.

퇴근 후 나홀로 금요일 밤 저녁. 마라탕을 시켰다.
뭐지. 이 날 왜 혼자 마라탕 먹은 지 기억 안나서 남편이랑 한 카톡 뒤졌는데 나는 편도염 때문에 오전에 병원 다녀와서 반차 썼다 그러네? / 라고 쓰다가 방금 생각남.
목구멍 아프고 컨디션 안 좋아서 반차 쓰고 집에 오는 길에 마라탕 시킴;
목구멍이 아픈 데 이걸 왜 시켰니 진짜로..

퇴근하고 온 남편과 금요일 밤 릴렉싱 무드. 피부색을 보아하니 주방에서 혼자 또 한 캔 마시고 오신 듯.
3월 21일(토)
쇼핑간 듯. 나중에 사야지~ 라고 찍어둔 유니클로 태그 사진 한 장만 딱 있네.

이거 안 샀는데 갑자기 생각난다. 유니클로 감사제 하던뎅…. ㅎㅎㅎ
3월 23일(월)
다시 출근. 동료와 회사 근처 중식집.

리뷰쓰면 군만두가 써비스라서 갈 때마다 리뷰 쓴다. 벌써 2번째 쓰는 리뷰.

퇴근 후 꼬이한테 치대기.
3월 24일(화)



화요일도 퇴근 후 꼬이랑 뒹굴뒹굴. 고양이는 천연 항산화제다. 사람들이 진짜 모르고 있는데 고양이는 곁에만 둬도 많은 정신적 고통이 씻은 듯 사라지고 안정감과 도파민과 엔돌핀이 분출되어 모든 암이 치료될 것만 같다.
3월 26일(목)

컨디션이 최악인 상태로 30대 중반의 건강검진 완료. 최상의 몸상태를 만들어서 하고 싶었는데 역시나 욕심이었다.
알레르기와 미세한 감기 반응으로 콧물, 인후염이 은은하게 남아 있는 상태로 봤다. 몸도 무거웠음. 너무 아쉽다.
결과는 여기저기 낭종이 발견되긴 했으나 사이즈가 다 크지 않고 작거나 애매해서 괜찮은 듯. 근데 경도 지방간 나옴. 충격이었음.

검진 후 집에 돌아오니 배송 도착해 있었던 톰 더글로우. 거의 1일 1톰 하고 있는 듯. 속건조에 좋은 것 맞는 것 같고 올해 산 것 중 가장 잘 산 템.
같은 날 찍은 셀카인디

광이 번쩍 번쩍 한다. 참 좋다.

내 옆구리에 이 녀석이 붙어 있어서 그럴 지도.
3월 28일(토)

토요일 밤은 역시나 또 술이다.
냠편은 친구 생일파티가 있는 날이라 저녁 늦게 돌아오고, 나는 그래서 혼자 이렇게 파티를 한다. 중간에 있는 건 된장 아니고 로투스 잼이다; 꼭 된장처럼 나왔네.

나름 요리조리 찍어보았는데 쉽지 않군.
3월도 잘 먹고, 잘 다니고, 잘 사고, 남편과 안 싸우고 꼬이와 여전히 애틋하며 나에게 공들인 시간이었다.
머리도 하고, 톰더글로우로 피부 관리도 하고. 나를 위한 술상도 만들고.
월별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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