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올해는 생각을 덜 하기로 했다.

2026.01.01(목)

2026년. 연말의 설렘도 없이 갑자기 훅 하고 다가온 새해다.

2025년도 특별히 대단히 설렌 마음으로 받아들인 건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아쉽다.

2027년 1월 1일엔 조금 덜 아쉽고 싶은 마음에 올해는 노력해서라도 조금 더 알차게 살아보고 싶은데. 늘 그렇듯이 마음 먹은 것에 비해 현실은 타협과 포기로 높낮이 없는 수평선만을 그린다.

어찌 보면 일 년을 짧게 축소했을 때 굴곡이 별로 없었단 것은 그만큼 안정적으로 잘 살아왔다는 소리이기도 하니, 나 자신을 너무 질책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2026년은 붉은 말의 해다. 나는 말띠이자, 올해부터는 명백한 30대 후반이다.

새삼스레 나이 든다는 것이 무서워졌다.

십 대 때는 나이 드는 것이 그저 즐겁고 기대되는 일이었다. 성장하고 있었으므로.

이십 대 때는 더 멋있어질 나를 상상하며 매일을 새로움에 나를 던져 넣었다. 한 살, 한 살이 나의 경력 같아서 얼른 더 나이 들고 싶었다.

삼십 대에 들어서니 이십 대 때 상상하던 많은 것들을 실제로 이루게 됐다. 하지만 아쉬움이 생긴다. 젊은 나, 젊었던 내 모든 나날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와 함께 차곡차곡 쌓인 것들에 감사하면서도, 동시에 잃어버린 것들에 미련이 생기게 된다.

사십 대의 삶을 기대해 본 적이 없다. 남들처럼 아이를 낳았다면 자식을 키우고 한 가족을 만들어 내는 데 목표를 뒀을까? 곧 사십이 가까워 오니 슬슬 나의 사십 대를 상상하게 된다.

살 날이 한참인데 나이 들었다고 더 이상의 기대와 설렘 없이 그저 늙어가기만 하고 싶지는 않다.

이십 대 초반엔 내 스스로가 뭘 좋아하는 지 찾고 싶어서 취향을 찾는데 몰두했었다. 그 시기가 다시 찾아오는 것 같다. 이제는 취향 보다는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내가 어떤 사람으로 나이 들고 싶은 지 그걸 찾고 싶다.

그래, 올해는 내 추구미를 찾아야겠다. 현실 가능성 있고, 정말로 내가 추구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구체화해서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거지.


그렇지만 1월 1일에 내가 세운 올해의 다짐은 “생각을 좀 덜하자”였다.

다짐과 달리 아침부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지만. 나는 생각이 너무 많다. 그리고 너무 사소한 것을 자주 곱씹고 또 곱씹는다.

그래서 자주 주저하고, 쉽게 포기한다.

피 나는 사회화의 노력과 타고난 책임감 덕에 일 할 때는 자아를 갈아 끼운다. 확신이 없어도 일단 해보자는 마인드로 부딪힌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나 스스로에 대한 잣대에 있어서는 여전히 생각이 많다.

타인의 지나가는 말에도 말 속 숨은 뜻을 유추하고 혼자 긁힌다. (진짜 개찌질 하여자 같은데 나도 정말 이런 내 모습이 싫다) 그리고 여유 있게 넘어가지 못하고 상대한테 똑같이 긁어보려 교묘하게 애쓴 나를 돌이켜 보면서 스스로를 혐오한다.

사실은 오늘 아침에도 어제 내가 너그러이, 여유 있게 넘기지 못한 많은 것들에 혼자 또 스스로에게 긁혀서 “생각을 하지 말자”고 자책한 것 같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는데 진짜.. 여유 좀 갖자. 실제 삶에서도 여유 있잖아? 집도 있고 남편도 있고 건강도 있고 돈도, 아. 돈도 아예 없지는 않잖아…


아무튼 오늘도 일기가 길어졌다. 여유가 생기면 그 틈에 생각이 무한 생성된다. 그리고 그러 때 키보드 위에 손가락을 올리면 글이 실타래 뽑히듯 계속해서 뽑아져 나온다.

보통 쓸데가리 없는 개인적 사유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나한테는 이게 다 나의 기록이고 내 자아이니까 그 자체로 소중하다.

다시 한 번 복기해본다.

올해 나는 생각을 단순하게 할 것이고, 추구미를 찾아서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그려나갈 것이다.

내 추구미 쿨 그랜마..
우리 부부 취미 각종 스포츠,,
내 나이 쉰 넘어서 육십된 남편 등에 업기 목표,,

☀️아침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