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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먹을 지 모르겠지만,

가끔은 아이가 없다는 사실이 그렇게 안심이 된다.

2026.03.09(월)

나랑 내 남편은 애초에 에너지가 많지도 않고, 타고난 성향 보다 더 열심히 살고 있는 편이라 생각한다. 평일엔 정말 회사에서 아침부터 밤이 되도록 일에 열중하고, 퇴근하고 와서는 운동으로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동시에 멘탈 관리를 한다.

주말이 끝난 오늘 새벽엔 둘다 긴장감 때문인지 눈이 평소보다 일찍 떠졌다. 나는 새벽 네시 사십분 정도. 아무런 알람 없이 그냥 눈이 번쩍 떠졌다. 당장 정리되지 않은 수많은 업무들이 빠르게 머릿속을 지나갔지만 출근 이후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라 애써 모른척한다.

다음은 내가 개인적으로 욕심 내어서 하고 있는 일들을 하기 위해 몸을 일으킨다. 출근 전에도 나는 나를 굴린다. 아이가 있었다면 차마 하지 못했을 것 같은 것들.

아무튼, 남편도 나와 비슷한 긴장감으로 월요일 아침을 일찍 시작했는데. 둘 다 거실에서 편안하게 빵 굽는 자세를 한 고양이를 지켜보다가 각자 할 일 하러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는 중에 같은 타이밍에 한숨을 폭 쉬었다.

그리곤 서로 껄껄껄 웃으면서 방으로 들어갔다.

딱히 말은 안 했지만, ‘힘들지? 나도야.’ 같은 느낌으로 소통을 했다.

회사에서 받는 압박과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대내외 변수와 변동이 커질 때마다 이따금 나와 남편은 이 불안하고 험난한 세상에 아이가 없어서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낳지 않은 선택에 안도한다.

아이가 있어서 느낄 수 있는 거대한 행복감은 평생 모르겠지만, 내 몸을 내어줘도 아깝지 않을 만큼의 우주를 지켜내야 할 절박함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는 사람은 그 벅찬 감동과 경험, 행복감을 모르는 나를 불쌍하다 여길지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로 나 이외의 분신이 없다는 것 자주 안도감을 느낀다.

원래 사람은 다 가질 수 없다. 나는 그저 이렇게 살기로 선택했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사실 내가 모르는 삶에 대해 더 궁금하지도 않다. 상상으로만 어렴풋이 알 것 같은 그 감정들이 어느 순간에는 무척이나 부럽고 궁금해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실행으로 옮길 만큼 원하지는 않는 것 같다.

임신출산육아 그거 꼭 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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