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떼미데 톨로메오를 사게 된 것은 순전히 인테리어 설계 미스 때문이었다.
사실 설계 미스라고 하기에는 표현이 너무 거창하고. 그냥 식탁 위에 조명이 없어서 밥 먹을 때마다 눈이 너무 침침했기에 적당한 조명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마침내 찾은 것이 아르떼미데 톨로메오였다. (고 하면 사실 너무 요약한 것이긴 함)

골라도 하필 이렇게 비싼 걸 골랐냐~ 싶지만, 사실 원래 구매하려던 것은 이케아의 “복회이드”라는 제품이었다. 가로로 긴 목이 있어서 필요할 때마다 거실과 주방을 번갈아 가며 비출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지 국내 매장에는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고, 이케아 대체품으로 찾아낸 것이 아르떼미데 톨로메오라는 사실.

안다. 가격대가 극과 극인데 심지어 이케아 대신 찾아낸 게 아르떼미데 톨로메오라는 게 어이 없다는 거.
그런데 나도 어쩔 수 없는 사대주의 편견 덩어리인 건지, 유럽의 유명한 제품이라고 하니, 명품이라고 하니, 왠지 볼수록 좋아 보이는 거다. 비싼 제품이니 진짜 이 값어치를 할까 싶어서 알아보다 보니 눈이 홱 돌아버렸다.
그래. 그래서 결국 집꾸일기의 첫 글로 아르떼미데 찬양 일기를 쓰게 된 것이다. 오늘 날의 이 글은 대충 위와 같은 과정들을 통해 탄생 된 것이다.
나는 오늘의집을 통해 아르떼미데 정식 수입업체에서 구매했고. 금액대는 160만원대에서 할인행사의 혜택 덕을 보고 140만원대에 구매했다. 근데 특별히 더 싸게 산 것은 아닌 것 같고 주기적으로 이런 할인 행사를 하는 듯해서 시기를 잘 노리면 아르떼미데 톨로메오 메가 기준으로 대략 140만원 중후반대에는 구매할 수 있을 것 같다.

비싼 명품 조명이라 그런 지 내가 구매한 공식 수입 업체[바로가기]에서는 직접 와서 설치도 해주고 고장나면 1년인가 a/s도 해준다더라. 그냥 고장은 안나는 게 좋지. 조명에 고장 날 게 있나? 싶지만 이게 밝기 조절 되는 제품이기도 하고 워낙 고가이다 보니 전등이 안 켜지거나, 관절에 문제 생기거나 해도 a/s를 부르게 될 거 같긴 하다. 거의 150만원을 주고 샀는데 불 안 켜진다고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구매하고나서도 받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예약 주문을 하기 때문인데, 나는 결제 이후 제품을 받기까지 대략 한달 가량 걸렸다. 결제시기 마다 받는 시기는 차이가 있는 듯. 아무튼, 이제는 완벽한 아르떼미데 톨로메오 메가의 소유주(?)가 되어 여유롭게 이런 글까지 쓰다니. 구매하고, 제품을 기다릴 때가 생각나서 감격스럽다(…)
참고로 내가 구매한 아르데미데 톨로메오 메가 42는 톨로메오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드라마틱한 크기를 가진 모델이다. 갓 지름만 42cm고 다 펼쳤을 때의 높이는 무려 3m라고. 알루미늄 암이 만들어내는 긴 곡선이 시선의 흐름을 부드럽게 만들고 이 관절들로 유연하게 공간과 공간 사이를 번갈아가며 비출 수가 있다.

아르떼미데의 정품 조명을 구매한 사람들은 절대 제거하지 않는다는 (뇌피셜임) 정품 태그. 이탈리아 조명 브랜드 아르떼미데 Artemide의 대표작 톨로메오 Tolomeo 시리즈는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보거나 본 적있을 만큼 스테디셀러인 조명이다. 그래서 진짜 아르떼미데가 아닌 st 제품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왜 인지 저 태그가 없으면 안될 것 같다.
갓은 종이 갓이다. 아르떼미데 톨로메오 조명의 빛이 유난히 더 부드러운 이유가 바로 이 종이 갓에 있다. 그래서 갓 부분은 젖은 손으로 만지거나 그냥 아예 안 만지는 게 좋다 그냥.

단단한 알루미늄 암과 관절. 사용하다보면 관절에 힘이 빠져서 조명이 딱 고정되지 않고 슬슬 내려오는 때도 있다고 하는데, 그 때는 관절에 있는 커다란 태엽을 꽉 조여주면 된다고.

조명 하나 들여놨을 뿐인데 공간의 온도가 높아진다. 조명 몸체를 아예 거실쪽으로 옮겨도 되지만 거실과 주방 사이에 두고 손 끝으로 살짝만 머리쪽을 밀면 부드럽게 원하는 각도로 움직일 수 있다.
내가 톨로메오 메가를 구매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가 바로 이 것. 주방 식탁 등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거실 간접 조명으로도 활용하고 싶었다. 주방 펜던트 등은 반드시 주방 식탁이 그 아래에 있어야지만 존재 이유가 설명이 되기 때문에 식탁이 식탁 등 아래를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고, 펜던트 등이 묘하게 주방과 거실로 이어지는 시선을 끊는 느낌이라 촌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톨로메오 메가는 집안 곳곳으로 이동이 가능한 플로우 램프이면서도, 긴 관절이 있어서 몸체를 전부 옮기지 않더라도 원하는 공간을 편하게 비출 수도 있다는 점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특히 톨로메오 메가는 갓의 각도는 물론이고, 방향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가 있는데 손으로 부드럽게 조정할 수 있으면서도 손을 떼는 순간 그자리 그대로 머무르는 정교함 덕분에 1989년 콤파소 도로(Compasso d’Oro)라고 하는 디자인상을 수상했다고.

톨로메오 메가는 거실 한켠에 두면 인테리어 톤이 정리되고, 의도하지 않아도 시선이 한 곳으로 향하기 때문에 공간을 더욱 아늑하게 만들어준다. 톤온톤으로 매치한 거실 가구가 톨로메오의 빛이 닿으면서 은은한 생기가 도는 느낌.

톨로메오 메가를 구매하고나서 가장 마음에 드는 순간은 역시 음식 위를 비출 때다. 빛이 너무 밝으면 식탁 위를 반사 시켜서 밥을 먹는 내내 눈이 부셨던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톨로메오의 빛은 불투명한 종이 갓에 반사되어 빛 자체가 부드럽다.
물체를 집중해서 비추는 느낌 보다는 빛이 닿는 영역이 전체적으로 환해진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따뜻한 전구색 빛이 닿아서 공간의 온도가 높아지고 (따뜻하고 아늑해 보인다는 의미) 물체들이 모두 부드럽게 보인다. 릴렉스 할 때 켜두기에 정말 좋은 조명.

새벽 아침 꽃병을 비추는 아르떼미데의 조명이다. 바깥의 푸른 새벽 아침과 톨로메오의 노란 빛이 대비되면서 집 안이 더 환하고 아늑해 보인다. 마치 가구처럼 존재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조명을 켜면 집안 분위기 자체를 완전히 뒤바꿔 버리는 매력이 있는 제품이다.
불을 켤 때도, 끌 때도 존재감이 확실해서 집이 너무 밋밋해 보이거나 헐렁해 보인다면 아르떼미데 톨로메오 메가 조명이 무게감을 주면서도 분위기를 입힐 수 있는 탁월한 선택이 될 것 같다. 물론, 기능성도 만점이다. 릴렉스 할 때 간접조명으로, 식탁등으로, 침실 간접 조명으로 다 가능하다.
🪴집꾸일기 더 읽기
👀 이런 글은 어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