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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사회성 쥐어 짜내기

연말은 역시나 모임이 많은 달이다. 새로움과 모임이 특히나 많았던 한 달. 마지막은 소진한 체력과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완전한 집콕을 행하는 중.


12월 3일~7일 호치민 출장

12월 시작하자마자 출장. 일하러 가는 출장이라서 대단한 설렘은 없었다. 부디 사고만 없기를 바라며.

무이네 사막에서. 가이드 안나가 찍어준 사진.
돌아오는 날 호치민 공항에서. 이 사진 찍을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이제 드디어 한국 가는 비행기 탄다..!

12월 10일 새벽 출근과 회식

두번째 공항 출근. 새벽 출발 인원들을 위해 새벽 샌딩 간 날, 저녁 회식이 있었다. 피곤했지만 즐거웠던.

12월 11일 껌딱지 김꼬이

출장 다녀오면 한동안 꼬이가 내 곁에 꼭 붙어 있으려고 한다. 거실 바닥에서 빨래 개는 데 빨래 다 개는 동안은 꼼짝 하지 않는 걸 알고 가랑이 사이로 쏙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이러면 나 어떻게 빨래 개라고…. (속마음: 가지마. 계속 여기 있어줘)

빨래 개는 동안 내 가랑이 사이에 꼭 붙어 있던 김꼬이

꼬이는 내가 오래 앉아있을 것 같을 때 곁으로 다가온다. 예를 들어 빨래를 개거나, 편한 자세로 소파에서 휴식을 취할 때나.

무릎에 턱을 괸 꼬이. 불편한 자세 같은데 꿋꿋이 턱을 괴고 있다.
자세를 바꿨다. 한결 편해 보인다. 앞에서 남편이 사진을 찍던 말던 이제는 휴대폰 카메라가 익숙해진 꼬이였다.

12월 12일 동료들 집초대와 친정에서 보낸 김장 김치

이사 후 처음으로 직장 동료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다 같이 오후 반차를 내고 직장에서 우리집까지 같이 왔다. 나의 퇴근길을 함께 한 그녀들. 집 오는 길에 배달을 시키고 가벼운 집 구경이 끝나자마자 음식과 술을 곁들인 수다 파티를 벌였다.

이 모임에 엄마 두명, 딩크 한 명(나), 미혼 20대 한 명이라 같은 듯 다른 시각의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가 오고 갔다. 둘째 준비 이야기부터 장기 연애 헤어짐까지. 도무지 한 자리에서 이뤄질 것 같지 않은 이야기들의 향연.

밤 새 놀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어머니 두 명은 남편과 아이가 기다리는 집으로 가야 했고 최근 솔로가 된 20대는 두번째 약속이 있었다. 그렇담 쿨하게 놔줘야지. (라고 하지만 이제 나도 집에서 혼자 쉬고 싶었다면서)

엄마아빠가 보내준 택배

매번 이렇게 택배를 싸는 일이 쉽지 않을텐데 엄마아빠는 매년 김장철마다 김장을 해서 수육과 깍두기, 각종 김장반찬들을 박스에 담아서 보낸다. 빈틈없이 꽉꽉 담은 박스에서 엄마아빠의 빈틈없는 사랑이 느껴진다.

12월 16일 두바이 쫀득 쿠키

내 옆자리 동료가 먹는 거로는 정말 내 지인 중에 제일 트렌드 세터인데, 회사 근처에 두쫀쿠 판매하는 곳을 알아냈다. 며칠 전에 두바이 쫀득 쿠키 라는 것을 알게 되어 나도 먹어 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참이었다.

당장 거기가 어디냐며, 일하던 중에 5분짜리 일탈을 했다. 회사 코 앞에 새로 생긴 베이커리 카페에서 선착순으로 두쫀쿠를 판매하고 있었다. 선착순 판매하는 것도 웃기긴 하다.

가격은 한 개에 5,500원. 미친. 평소의 나라면 절대 안 사 먹을텐데 맛이 너무 궁금해서 사 먹어 봤다. 한 번 먹고 안 먹어야지 하면서. 근데 너무 맛있어서 또 사 먹고 싶다. 5,500원…. 괜찮을 지도?

12월 19일~21일 집들이 하고 기력 딸림

맥주 두 캔 까고 퍼질러 누운 남편을 보고 “야 인생 똑바로 살아라” 하는 것 같은 사진

남편 친구들을 초대하기로 했다.

12월 20일 토요일. 매년 연말 돌아가면서 집에서 연말 모임을 하는데 올해는 우리 집. 이사도 했고 평수도 넓혔으니, 안 하면 안될 것 같더라. 귀찮아서 하기 싫었지만 도의적으로다가 했다. 글고 내가 그 모임 막내기도 하고.

전 날 미리 이마트 가서 술을 잔뜩 사왔다. 금요일의 피로가 쌓여서 남편은 맥주 두 캔을 깠다. 가끔 꼬이가 우리를 너무 한심하게 보는 것 같다고 느낀다.

집들이 다음날.

집들이 날 사진은 없다. 아이 셋에 어른 (우리 포함) 9명. 예전에는 더 좁은 집에서 더 많은 인원도 왔었던 지라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정신이 없더라. 애들은 뛰어 다니고, 어른들은 웃고 떠들고.

결국 이사 온 이후 처음으로 경비실에서 전화를 받았다. 월패드로 전화가 와서 너무 신기했음;

그리고 어른 한 명이 소파와 거실러그에 부대찌개를 쏟았다. 식탁을 거실에 배치한 내 잘못이지..

아무튼 격렬한(?) 집들이 이후 다음 날 내내 누워 지냈는데 꼬이가 또 한심하게 쳐다봤다. 야 내가 니 밥 주는 사람이라고.. (그러나 직함은 집사.. 잘 모실게요.)

12월 22일 에스프레소바

회사 근처에 에스프레소 바가 생겼다. 오후 네시쯤. 연말에도 격무에 시달리며 ‘집에 가고 싶다’를 속으로 수만번 외치다가 잠시 나가서 호로록 마시고 왔다. 나 정말 회사 대충 다니는 것 같은데 아님.

12월 23일 크리스마스 이브 전야제

회사에 출근한 여은파 멤버들과 빠리가옥. 익선동에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인데 평일 런치 가격이 아주 괜찮다. 남편이랑도 오고 싶은데 기회가 잘 없네. 익선동은 어처구니 없이 비싸거나 아니면 정말 갓성비 좋거나다.

갓성비 좋은 식당들은 언제나 사람들이 북적인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새살침 치료받기

종이는 꼬이가 찢어 먹었다.

그동안 미루고 미뤄왔던 모공 흉터 치료를 받았다. 여태 움푹 파인 모공 흉터는 치료 방법이 없는 줄 알고 살았는데 동생이 한의원에서 하는 새살침이라는 게 있는데, 피부에 유착된 흉터 조직을 끊어줘서 다시 새살이 차오르게 하는 방식이라 내 피부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알려줬다.

세상에. 그런 게 있었다니.

당장 알아봤다. 나는 그쪽 업계 말로 ‘아이스픽’ 형태의 흉터인데 새살침으로 충분히 좋아질 수 있는 형태의 흉터였다. 돈도 있고 연말 연휴도 있으니, 이때를 기회 삼아 해보자 싶어서 바로 진료 받은 날 치료를 감행했다.

생각보다 붉은기가 심하긴 했지만, 억지로 상처 낸 공간에 수 개월에 걸쳐서 서서히 살이 차오른다니 해 볼만 한 것 같다. 하지만, 다음 치료는 설 연휴로…

피부 치료를 하고 온 탓에 남편이랑 근사한 술자리는 가지지 못했다. 단촐한 이브.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연말을 푹 쉴 요량으로 소파 배치를 바꿨다. 마치 침대 처럼. 하루종일 누워 있어야지.

저녁에는 과일과 감바스, 소고기, 케익 등등 둘이서 제일 맛있게 먹을 만한 거로 심플하게 차려서 귀여운 사진도 남겼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없어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난다.

12월 26일 집에서 블로그 하기(=뒹굴)

나는 그동안 손 놓고 있었던 블로그를, 남편은 운동을 하러 갔다. 피부가 회복되는 동안 얼굴에 열감이 올라오는 강한 운동은 할 수가 없어서 덕분에(?) 푹 쉬고 있다.

저녁엔 크리스마스날 먹다 남은 한우 다시 구워 먹기.

저녁엔 소파에서 뒹굴. 이게 극락.

12월 28일 갑자기 애슐리 땡겨서 애슐리 감

눈 뜨자마자 남편한테 “오빠 나 애슐리 가고 싶어” 라고 했다가 가게 된 애슐리. 오랜만에 갔는데 정말 야무지게 잘 먹고 왔다.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게 너무 좋다.

돌아와서는 다시 소파 눕방 ㄱㄱ.. 이게 바로 안빈낙도의 삶 아닐런지. 연말은 좀 이래도 되잖아?

🐈 조용한 발버둥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