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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4권, 영화 1편

방해하는 인간이 없는 집이라서 가능한.


  1. 책에 빠졌다.

평소 워낙 책을 읽지 않다가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생각해보면 재미난 소설 책을 찾아 읽은 지는 고등학생 때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니, 거의 20년 (…) 만이다. 정말 충격적이네.

종이 책은 들고 다니기도 불편하고, 영 손이 안 간다. 들고 있으면 손목이 아프다는 핑계로 멀리하기만 했다.

그러다가 알게 된 게 밀리의 서재. 우연한 기회로 접했다가 푹 빠져버렸다. 궁금했던 책을 살까, 말까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바로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간잽이인 나를 매료시켰다.

그렇게 완독한 책이 8월에만 4권. 아직 완독하지 않았지만 읽고 있는 책이 4권 외에 6권. (욕심쟁이 맞다)

그동안 쌓여왔던 활자에 대한 갈증이 폭발하듯 터져 나온 건지, 이젠 자기 전에 꼭 밀리의 서재에 접속해 글 몇 자를 읽고 잔다. 숏츠를 보는 것보다 잠도 잘 온다; (사실 거의 수면제급임)


2. 영화관, 아 이랬었지.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 나들이 했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 많고, 그래서 신경 쓰이는 게 싫고, 시간 맞춰 방문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영화관의 압도적인 사운드와 화면을 포기하고 살았는데 동생네 부부가 온 김에, 그리고 마블 영화는 꼭 영화관에서 보고 싶어서 (사대주의 아님) 간만에 영화관에 갔다.

영화관 망한다 소리가 많던데, 아직은 아닌 듯. 성장기 때보다는 관객 수가 줄었겠지만 볼만한 영화가 나오면 티켓팅 전쟁이다. 스파이더맨을 보러 왔는데 주말이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사람이 꽤 많았다.

좁은 곳에 사람들이 밀도 있게 들어찬 것을 매우 싫어하는 편이다. 영화 시작 전 광고 상영 중에 큰 목소리로 대화를 하는 사람. (아마도 영화가 아니니 괜찮다고 생각한 거겠지) 암흑의 영화관에서 휴대폰 키는 새끼, 화장실 다녀오면서 앞 좌석을 툭툭 치며 가는 사람.

예민한 사람한테 뭔들 안 불편하겠냐 만은, 공공장소에서는 특히 더 신경 쓸게 많아서 피곤하다. 피해 주게 될까 봐, 피해 받게 될까 봐. 둘 다 그렇다. 영화관에서의 영화 감상은 꽤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그렇지만 난 역시, 집에서 보는 게 더 편하다.


3. 방해하는 인간이 없는 집

각자가 각자의 몫을 하며 사는 딩크 부부의 집은 거의 늘상 고요하다. 둘 중 한 명이 흥분하지 않는 이상, 차분하다. 조용하고 싶을 때 조용할 수 있다. 그래서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집 안에서 책을 읽고, 영화를 볼 수 있다.

각자의 인컴이 있어서 OTT 구독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서로의 것을 빌려 쓸 수 있다. 책의 유료 구독? 문제 없다.

나를 위한 것을 행할 때,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다. 함께이면서 각자일 수 있다.

집 밖을 나서면 사방이 장애물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오롯이 집 안에서 만큼은 내 통제 안에 있다는 사실이 나로 하여금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그게 다른 창작물에 깊이 빠져들게 만들고, 다시 나의 창작물로 토해낼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아이가 없는 부부의 집은 고요하다. 차분하다. 조용하다. 그러면서도 열정적이고, 전투적이면서도 쾌적하다.

나는 우리 집의 이런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둘이서 소박(?)하게 이렇게 즐기는 게 정말 좋다.

딩크로 산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