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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이 쓰레기인 편이다

2025.12.11(목)

꽤나 힘든 한 주였다.

여행사 직원으로서 처음으로 내가 만든 행사를 인솔까지 다녀왔다.

그토록 많이 나간 출장이건만.

나만 생각하면 되는 출장이 아닌, ‘나의 팀’을 책임져야 하는 출장은 무게감이 다르더라.

혼자만 생각하면 현지에서 실수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 어차피 난 여기가 처음이니까 실수가 당연하고, 다시 하면 그만이니까.

그런데 나를 믿고 따라온 사람들이 23명이나 되는 출장은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 혼자 할 실수를 23명이 다 같이 하게 되니까.

누군 가를 책임지는 게 무서워서 자식도 낳지 않는 초예민, 불안형 인간이 바로 난데. 다 큰 성인, 아니 크다 못해 사회적 명성까지 있으신 회사의 대표님까지 모시고 해외에 나가게 되다니.

다시 생각해도 평소의 나라면 절대 하지 않겠다고 했을 일이다.

근데 일이라는 책임감이 나를 정면 돌파 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잘(?) 다녀왔고. 직장인으로써 내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자신감마저 얻었다.

콘텐츠 만들던 사람이 판매를 하고, 기획을 하다가, 지금은 영업도 하고 인솔도 나가니 스스로에게 자부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자뻑이라 해도 어쩔 수가 없음. 난 날 너무 사랑함)


가끔 도저히 못하겠다 싶을 때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아니, 나보다 한참 모자라 보이는 저 사람도 했는데 내가 못한다고?’

그렇다. 나는 인성이 좀 쓰레기인 편이다.

겉으로 남을 까 내리면서 나를 추앙하는 병신 짓은 하지 않지만 속으로 나보다 못한 사람을 억지로 찾아내어 위로를 받곤 한다.

근데 이거보다 더 즉효약이 있다.

‘저 사람도 해봐야 이 정도야’

맞다. 나는 모든 사람들을 다 내 밑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다 아는 척 하지만 어차피 너도 부모님 앞에선 그저 애일 거고, 누군가의 모자란 동생이고, 니가 아는 것 말고는 다 모르잖아?’ 하는 생각이 있어서 겉으로는 쪼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개무시한다.


글로 표현하고 보니 나 정말 소시오패스 같지만, 대체로 이 생각들은 내가 약해지는 상황에 발동되는 자기방어용 마음가짐이다.

내 앞에 있는 저 사람이 너무나 대단해 보일 때. 내가 너무나 무능해서 도저히 이 일을 제대로 완수할 수 없다고 느낄 때. 나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가장 쓰레기 같은 마인드를 꺼내어 방패막이로 쓴다.

그리고는 인정한다.

아 이게 나를 어른으로서 계속 살아낼 수 있게 하는 내 진짜 힘이구나. (.. 너무 어두운 힘임…ㅋㅋㅋ)

아마도 저런 어두운 힘이 없었다면 모든 실패의 화살을 줄곧 나한테 돌렸을 거고, 세상 모든 사람들은 다 잘났고 나만 병신인가 하는 자괴감에 빠졌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나의 이 소시오패스 같은 어둡고 더러운 마음가짐을 좋아한다. 시시때때로 이용하면서 자양분 삼아 성장한다.

겉으로 친절한 척, 아무것도 모르는 척, 그러나 속으로는 다 개무시하고 나보다 못한 인간을 찾아내어 간신히 나의 가치를 지켜내는 나…

이 험한 세상에서 정말 멋진 어른으로 잘 성숙(?)되고 있는 것 같다.

겉으로 심각한 척,,, 어려운 일인 척,, 하지만 속으로는 나보다 못한 인간을 떠올리며 어떻게든 할 방법을 찾은 나,,,, 결론은 어찌되든 해낸다임. 이것이 어른 아니겠음?

☀️아침 일기